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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다양성과 기술의 연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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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다양한 얼굴은 기술의 발전에서 비롯된 것이다.

 

부산은 재미있는 곳이다. 다른 도시에 비해 걷다보면 다양한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들이 우리에게 인사를 건넨다. 그래서 마을을 걷는 동안 내 카메라는 쉴 새 없이 그 모습을 셔터에 담는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러한 다양성은 근대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기술의 한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양식이 발현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이 부족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지역에 따라 방 구조 등이 달라지곤 한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첫째, 이러한 양식이 기후와 같은 외부 환경에 의해 좌지우지된 것이지 개성의 발현이 아니라는 점이고 둘째, 방 구조와 배치의 차이였을 뿐 본질적인 기와집 그리고 초가집이라는 건축 구조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는 주심포 양식과 다포 양식 그리고 다양한 단청에도 해당하는 것이다. 결국 기술의 한계로 인해 경사진 지붕구조와 기와 또는 초가 양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세부적인 양식에서만 디자인을 달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근대 이후 철근콘크리트가 등장하면서 일변하게 된다. 서양식 건축이 들어오면서 목조와 기와로 이루어진 전통 건축은 사라지게 된다. 짓는데 손도 많이 들어가고 보수도 필요한 전통건축이 서양건축에 밀려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르겠다.

 

철근콘크리트 구조 덕분에 우리는 더이상 지붕에 경사를 두지 않아도 된다. 방수페인트를 칠하고 배수로를 만드는 것으로 귀찮게 기와를 하나하나 까는 일에서 해방되었다. 그리고 기둥식 구조에서 벽식 구조로 바뀌면서 자유롭게 방 구조를 만들고 외부 벽에 다양한 장식을 통해 개성을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재료는 또 어떠한가? 목조에서 해방된 우리는 이제 벽돌부터 콘크리트, 유리 등 다양한 재료를 통해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되었고, 기존에는 목조라는 재료의 한계로 구현하지 못하였던 곡선 구조도 마음껏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흔히들 기술의 발전이 결국은 획일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 하지만 건축 기술의 발달이 가져온 것은 우리 주거문화와 건축디자인의 다양성이었다. 기술의 발전이 우리의 한계를 뛰어넘어 개성과 다양성을 발휘할 수 있게 도와준 것이다.

 

현재 우리가 보는 삭막한 도시 풍경이 기술의 발전으로 가져온 획일화의 모습으로 생각되기 쉽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야 기와집과 초가집이 희소성으로 인해 개성 넘치는 건물로 인식된 것이지, 오히려 근대 이전에는 한옥만 가득한 획일화된 모습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아니된다. 다양성이 반드시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파리와 바르셀로나의 통제된 건축 디자인이 보기에는 아름답지만 그 이면에는 획일화된 디자인과 개성의 통제가 있었음을 기억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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