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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물고기를 물살이라고 부르자는 이야기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언어의 사회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억지로 언어를 순화하는 것에는 거부감을 느끼지만, 담론 그 자체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다른 동물과 다르게 물고기 자체는 살아있는 것도 물”고기”라고 부르게 되었을까? 돼지를 돼지고기로 부르지는 않지 않은가. 이에 대해 나만의 가설을 세워보았다.
첫째, 고기의 모습이 실제와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돼지고기의 경우 고기의 형태는 가공되어, 그 형태에서 돼지를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반면 물고기는 통째로 굽거나 조리하는 경우가 많아서, 다른 고기에 비해 살아있을 때의 모습 그대로 조리되어 음식이 된다. 이러한 모습에서 고기와 생물의 언어를 분리할 필요성을 못느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둘째, 죽은 모습으로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동물의 경우 육지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살아있는 모습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물고기의 경우 물 속에 살기 때문에 살아있는 모습을 관찰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은 물고기를 죽은 모습에서 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신기한 것은 다른 외국어에서도 비슷하다는 점이다.
영어의 fish와 일본어의 魚 모두 살아있는 생선과 동시에 요리를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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