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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생각 없이 부산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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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생각 없이 부산에 왔다.

 

그냥 바다가 보고 싶었다. 그것 외에는 아무런 이유도 없었다.

 

부산역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은 2배속 재생을 한 것처럼 빠르게 희영을 스쳐지나갔다.

 

희영이 부산에 온 것은 중학교 수학여행이 마지막이었다. 그때는 여행은 커녕 친구들과 버스 안에서 핸드폰 게임을 하는 게 더 즐거워서 바다는 기억에도 남아있지 않았다.

 

다만 기억하는건 그때 수족관에서 샀던 펭귄 엽서 한장... 아마도 집 구석에서 꼬깃꼬깃한채 남아있거나 이사하는 과정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이상하게도 기억에 남는 건 언제나 사소한 것들이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바다는 부산 앞을 지키고 있었다.

 

드넓은 바다를 바라보면 나를 괴롭히는 고민과 복잡한 인생이 얼마나 부질없고 하찮게 느껴지는지...

 

철썩하는 파도에 몸을 실었다.

 

입은 옷 그대로였지만 괜찮았다. 이대로 바다와 함께 멀고먼 세상으로 떠나고 싶었다.

 

무더운 여름에도 시원함이 강하게 밀려왔다. 마치 여름을 모르는 것 같았다.

 

축축한 몸을 이끌고 부산역으로 돌아가는 택시를 탔다. 택시 기사 아저씨는 뭐꼬 뭐꼬를 외치면서도 자리에 신문지를 몇장 깔아주셨다.

 

부산역에 내릴 때 아저씨는 걱정어린 마음으로 한마디를 남겼다. "죽으삐믄 안댄다. 살아야제"

 

아무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곤 자리에 깔린 신문지를 챙겨 역으로 들어갔다. 여전히 사람들은 2배속으로 걷고 있었다.

 

출발하는 KTX에서 숨을 들이켰다. 몸에 밴 바다 냄새를 맡으려고. 아쉽지만, 앞자리에 앉은 아이의 과자 냄새만 날뿐이었다.

 

바다를 담지 못한 채 열차는 출발했다. 이걸로 되었다.

바다를 보러 왔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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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수학은 초코우유 같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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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이렇게 재미있는 수학이 왜 그동안 어렵고 재미없다고 생각했을까요? 대한민국 교육이 문제예요!

 

너희들 왜 수학이 그냥 재미없다고 생각하니?

그거 다 정부의 속셈이야.

 

모두가 수학에 빠져서 수학자가 된다고 생각해보렴. 다른 직업을 가질 사람도 필요하지 않겠어? 수학자는 특출난 몇명만 필요하면 돼.

 

그러니까 적당히 사는데 불편함이 없게 이런게 있다고 알려주기만 하면 되는거야. 너무 재미있지 않게, 빠져들지 않게.

 

오히려 너무 재미있게 알려줬다가 수학과에서 좌절하는 일은 막아야지.

 

그래서 이렇게 재미없게 가르쳐도 수학의 매력을 알아채는 녀석을 고르고 골라서 수학과에 보내는거지. 그런 녀석은 정말 옥석이지 않겠어?

 

급식에 맨날 초코우유나온다 생각해봐. 맛은 있겠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흰우유가 바람직해.

 

재미있는 수학은 초코우유 같은거야.

 

*사실과는 다릅니다. 음모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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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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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주오선은 지연이다.

 

7월 11일 주오선 인신사고 1건

7월 12일 야마노테선 인신사고 1건

7월 14일 게이힌도호쿠선 인신사고 2건

 

처음엔 무시무시했던 인신사고도 이젠 내 출근길을 방해하는 짜증나는 사건이 된다.

 

무뎌진다는 건 무서운 일이다.

 

계속되는 재해, 사건사고 뉴스...

칼부림, 진도 7의 지진, 무너진 건물...

 

지금도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고, 누군가는 하늘을 원망하고, 누군가는 세상을 잃는다.

 

그렇게 오늘도 우리는 돌다리를 건넌다. 내가 밟는 돌다리는 안전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고...

 

오징어게임 유리다리를 모두가 건넌다. 앞서 떨어진 사람들을 잠시 안타깝다고 애도하며...

 

인신사고라는 단어는 너무나 익숙해서 우리는 이제 인신사고라는 단어에서 산산조각난 팔다리를 떠올리지 않는다. 터져나오는 피로 범벅이 된 플랫폼과 창문을 떠올리지 않는다. 오로지 늦어지는 내 출근시간과 짜증남이 남을 뿐이다.

 

무뎌진다는 건 편하지만 무서운 일이다.

 

오늘도 누군가의 팔이 전철에 잘려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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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을 가로질러 아버지의 도요타가 깊은 숲을 밝혔다.

 

내가 일곱살이 되는 생일날, 평소에 오후 여덟시만 되면 TV는 그만보고 잘 준비를 하라던 아버지가 아무말 없이 나를 차에 태웠다.

 

적막이 흐르는 차안에서 중앙인민방송이 떠들석하게 정체상황을 알리고 있었다.

 

도착한 곳은 아버지의 어선이 위치한 항구였다. 낮에 자주 놀러가서 아버지가 잡은 물고기를 신기하게 쳐다보곤 했다. 밤이라면 물고기도 잘 안보일텐데... 어린 마음에는 왜 이곳에 왔는지 궁금하기도 전에 그런 아쉬움만 가득했다.

 

밤바다는 고요하고 어두웠다. 깊은 바다를 바라보니 여차하면 바다에 빠져 영영 나오지 못할 것만 같았다.

 

아버지는 말 없이 배의 시동을 걸었다. 나는 허둥지둥 배에 올라탔다. 그렇지 않으면 아버지가 그냥 떠나버릴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조용한 밤바다가 어느새 시끄러운 엔진소리로 가득찼다.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른채 배는 출발했다.

 

내가 큰 소리로 어디에 가는 건지 물었지만, 아버지는 들리지 않는 건지 대답하기 싫은 건지 아무 말도 없으셨다.

 

한참을 지나서였을까, 저멀리 휘황찬란한 상해의 모습이 보였다. 상해에서 조금 떨어진 어촌에 사는 우리는 특별한 일 없이는 상해의 대도시와 마주할 일이 없었다.

 

오늘은 무슨 고기를 잡으려나 기대하고 있었는데, 아버지께서 배의 시동을 끄셨다. 무서운 마음이 들어 아버지 손을 꼬옥 잡았다. 아버지께서는 안심하라는듯 내 손을 살며시 끌고 갑판으로 나왔다.

 

그 날따라 파도가 조용해서, 갑작스레 펑하고 터지는 소리에 나는 전쟁이 난 줄 알았다.

 

그 순간 하늘에서 별이 떨어졌다. 별이 떨어진다며 방방 뛰는 나를 감싸고 아버지께서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버지 얼굴을 슬쩍 쳐다봤지만, 어둠 속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별들이 아버지를 데려가지 않도록 아버지 품에 꼬옥 안겨 놓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 날 밤 꿈 속에서 수많은 별이 떨어졌다. 나중에 되어서야 그것이 불꽃놀이란걸 알았다.

 

그 날 이후 아버지는 어선을 팔았고, 나는 영문도 모른채 일본에 계신 친척의 양자로 들어갔다.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 알기에는 나는 너무 어렸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는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건너건너 들을 수 있었다. 유년의 기억은 이미 바쁜 학교생활에 흩어졌고, 그렇게 아버지는 별이 되어 사라졌다.

 

대학생이 되어 기말고사를 앞둔 어느날,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스미다강 불꽃놀이를 보러가는 길이었다.

 

복잡한 인파를 헤치고 강에 다다랐을 때, 펑하는 소리가 났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별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순간 그 날 보았던 아버지의 어깨가 떠올랐다. 파도가 치지 않는 그 날, 아버지의 어깨만이 파도를 치고 있었다.

 

눈물이 흘렀다. 환호성 속에 숨어 도망치듯 회장을 빠져나와 눈물에 얼굴을 파묻었다.

 

하나둘 터지는 불꽃소리가 가슴을 쿵쿵 내려쳤다.

 

모두가 불꽃을 향해 걸을 때, 나는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그 날의 난 일곱살 미아였다. 울며 아버지를 찾아 헤매던.

 

별이 강에 하나둘 떨어지던 그 날, 아버지는 내게 눈물이 되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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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쿠라, 여긴 참 신기한 동네야"

 

유이가 하교할 때마다 지나치는 관광객을 보며 항상 하던 말이었다.

 

"가마쿠라하면 고즈넉한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막상 관광객은 이렇게도 많아. 그런데도 그 환상이 사라지지 않는 건 뭐람"

 

"Nu știu, 유이 너도 어찌보면 turist 아니야? turist pe termen lung"

 

"하긴 아직 여기에 온지 5년도 안되었으니, 틀린 말은 아니네"

 

유이도 나도 가마쿠라가 낯설다. 비록 태어난 곳은 다르지만, 우리는 루마니아에서 살다 왔다는 공통점이 있었고, 그래서인지 가끔 루마니아어를 섞어쓰곤 했다.

 

나로써는 답답할 때 모국어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고, 유이는 남들 모르게 비밀의 언어를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내가 자란 곳은 루마니아의 북쪽에 위치한 이아시라는 곳이었다. 바다랑 다소 떨어진 곳이었기 때문에,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넘실거리는 파도에 푹 빠져서, 학교가 끝나면 매일같이 노을이 지는 바다를 찾곤 했다.

 

반대로 유이는 초등학교 때 무역회사에 일하시는 아버지를 따라 부쿠레슈티로 이주했고, 현지 일본인학교를 다니면서 조금씩 루마니아어를 배웠다. 그 덕분에 이렇게 모국어를 섞어 써도 유이는 척하고 알아듣는다.

 

하지만, 같은 나라라고 해도 동네 풍경은 외국이라 해도 좋을 만큼 다르다. 6년 전 어머니 친구 결혼식에 따라 갔을 때 본 부쿠레슈티는 너무나 삭막해서 이곳이 학교에서 배운 소련이라는 곳인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런 말을 유이에게 하면, 유이는 손을 내저으며 웃었다. "아니아니 București가 조금 삭막하긴 해도 소련은 아니지!! Republica Socialistă 무너진게 언젠데!"

 

그렇게 가마쿠라에서의 나날이 계속될 줄 알았다. 아니 언젠가 이 마을을 떠날 날이 각자 찾아오겠지만, 적어도 그건 대학생 정도의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다.

 

고교 입시 이야기가 한창일 때, 유이가 갑작스레 이별을 고했다.

 

"블라, 나 이 도시를 떠날거야. 그러니까 La revedere야"

 

블라라는 건, 나를 부르는 유이만의 애칭 아닌 애칭이었다. 블라디미르라는 이름이 너무 권위있게 느껴진다나. 일본 친구들이 애칭을 부르는게 조금 부러웠던 모양이다.

 

"Dece? 아직 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잖아. 당연히 현내 고교에 진학할 줄 알았는데..."

 

"고등학교 가서도 부활동(동아리) 계속 하려고. 전국 콩쿠르에 나가려면 사이타마에 있는 학교가 아니면 힘들어"

 

유이는 중학교 내내 취주악부에 소속되어 있었다. 가끔 부활동을 빼먹고 나랑 같이 바다에 놀러가서 진심이 아닌 줄 알았는데...

 

"음대를 노리는거야?"

 

"그건 잘 모르겠어. 그냥 취주악이 하고 싶어서"

 

"누가 가마쿠라 출신 아니랄까봐. 취주악계의 안자이 선생님을 만나길 빌게"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역시 외국 경험이 있는 친구는 이별도 시원해서 좋아"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아직 다른 친구들한테는 말 못했구나"

 

"어떻게 말해... 카나는 엄청 울게 불보듯 뻔한데..."

 

"하긴... 한동안 울고불고 늘어지도록 붙잡겠지만 잘 버텨봐. 너가 선택한 거잖아"

 

가끔 유이는 부활동을 빼먹은 날, 나를 데리고 바다에 와서 색소폰을 불곤 했다.

 

"그럴거면 빠지지나 말지. 굳이 땡땡이를 치고 색소폰을 불겠다고?"

 

"여기선 바다가 청중이잖아. 꽉막힌 교실에서 부르는 거보다 훨씬 재미있어"

 

리드를 넣기 전, 유이가 당당히 말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멜로디였다. 유이에게 물어보니 비발디 사계 중 겨울이라고 했다. 지금은 가을인데 겨울이라니...

 

"뭐 어때 여름도 아니고, 가을 정도면 겨울의 친구같은 거잖아. 우리처럼!"

 

유이가 가마쿠라를 떠난 이후 나는 가마쿠라 바닷가에서 종종 이어폰으로 비발디 겨울 연주를 듣곤 한다.

 

그리곤 이 풍경과 참 어울리지 않는 곡이라 생각한다. 그럴 때면 유이가 했던 말을 떠올린다.

 

"가마쿠라, 여긴 참 신기한 동네야"

 

조용하면서 시끄러운 동네, 마치 가마쿠라와 겨울 같다.

 

곡은 클라이맥스를 넘어 잔잔해졌고, 그에 따라 넘실거리는 파도도 조금 잔잔해진 것 같다.

 

어쩌면 파도는 청중이 아니라 지휘자가 아닐까?

 

오늘도 겨울을 들었다. 그때는 다가올 겨울이었는데, 이제는 지나간 겨울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겨울은 유이와의 이별이었다.

 

멜로디는 남았고, 유이는 떠났다. 악보 속 8분 음표가 조용히 하늘을 날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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