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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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는 오다이바를 걸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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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는 오다이바를 걸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당산역으로 향하던 지영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것은 다른 무엇도 아닌 그 한마디였다.

 

“네? 오다이바요?”

 

보통 이런 식으로 되물어온다면 “일본 도쿄에 있는 오다이바요”라고 설명할법도 하지만, 그는 당연하다는듯이 “네, 오다이바요.”라며 담담히 답할 뿐이었다.

 

“아뇨, 오다이바는 가본 적이 없는데요 왜요? 이상한거면 사절할게요.”

 

지영의 의심가득한 눈초리에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대답했다.

 

“노을 지는 오다이바에 소중한 걸 놓고 왔거든요. 오다이바의 노을을 기억하는 사람을 찾고 있어요.”

 

대꾸할 필요성을 못느낀 지영은 고개만 끄덕이곤 서둘러 당산역으로 향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전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지영이 뒤돌아보았을 때, 그는 여전히 사람들을 붙잡곤, 오다이바의 노을을 찾고 있었다.

 

“별의별 이상한 사람이 있네...”라고 생각하며 서둘러 플랫폼으로 향했다. 이번 열차를 놓치면 문산행 경의중앙선까지 놓칠 수 있다.

 

아슬아슬하게 2호선 열차에 몸을 실은 지영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마터면 지하철을 놓칠 뻔했다. 궁금해서 한 번만 더 물어봤더라면, 확실하게 다음 열차행이었다.

 

그렇게 당산을 떠난 열차가 한강을 지날 때, 지영은 차창너머로 수줍은 하늘을 발견했다. 하늘에서 내리는 붉은 빛이 한강을 전염시키고 있었다. 오늘따라 지영에게는 묘한 붉음이었다.

 

그가 찾고 있었던 건 무엇이었을까? 지영은 그가 잃어버렸을 오다이바에서의 추억을 상상했다.

 

연인과 같이 걷던 오다이바 해변... 넘처버린 파도에 젖어버린 양말...

 

어느 것도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을 만한 추억은 아닌지라 지영의 궁금증은 깊어만 갔다.

 

어쩌면 그가 잃어버린 건 노을 그 자체였을까.

 

...내일은 당산역에 가볼까?

 

금요일 오후, 오다이바보다 조금 느리게 한강에서 태양이 붉은 빛을 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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