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쿠라노소시*의 "얄미운 것"에는 끊임 없이 말을 하는 손님이나 술버릇이 나쁜 사람과 함께 모기가 언급된다. "잠이 와서 누우니, 모기가 홀로 왱하고 싸움을 걸고, 얼굴로 날아드는구나." 잠이 와서 누웠는데, 모기가 앵앵거리며 싸움을 걸어와서... 멋들어진 표현 속에 짜증남이 느껴진다. *일본 헤이안 시대에 세이 쇼나곤이 집필한 고전 수필
기온이 심하게 높으면, 제아무리 모기라도 날지 못한다고 한다. 열대숲모기의 활동가능범위는 "10도에서 35도"라는 연구결과가 있으며, 일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흰줄숲모기도 이는 마찬가지로 보인다. 당연하다는 듯이 35도를 넘는 올여름, 모기조차 두손두발 다드는 여름은 할 말을 잃게 만든다.
기상청의 정의에 따르면 최고기온이 30도 이상일 경우 "마나츠비(真夏日)", 35도 이상일 경우 "모쇼비(猛暑日)"이다. 하지만 40도를 넘을 경우 명칭은 아직 없다. 지금까지 그 필요성을 못 느꼈더라도 이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새로운 이름을 생각해본다. "고쿠쇼비(極暑日)" "사쿠레츠비(灼熱日)" 또는 "엔네츠비(炎熱日)"... 그만두자. 기분만 나빠진다.
하지만 이건 사기도 속임수도 아닌 진짜 꾸밈 없는 멸종위기종 뱀장어이다. 올해도 양식용 치어를 잡을 수 없어 과거 2번째로 적은 생산량을 기록했다. 가격도 내릴 줄을 모른다. 이 상황 속에서 아니 오히려 이 상황이니까 "어차피 멸종될 것 지금이라도 먹어두자"라는 소비행동도 있는 모양이다. 신문을 통해 읽었다.
나가사키시는 매년 "이 날 점심 전에 사이렌을 울리고, 수해의 무서움을 잊지말자며 시장이 방재무선(*방송행정무선의 준말로, 스피커를 통해 울러퍼지는 일본의 재난 연락망)으로 외친다. 당시 먼 곳에 살던 소학생이었던 나에겐 무참하게 부서진 메가네바시(*나가사키에 위치한 다리로 유명한 관광지) 기억밖에 없다. 현이나 시 기록을 이제와 살펴보면, 산 표면을 도려내는 갈색 토사 흔적과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자동차 등, 이번 서일본호우 피해로 착각할 만큼 비슷하다.
방송 시작 당시 20대 후반의 나이였지만 목소리와 숨 그리고 그 간격을 바꾸어 남녀노소 역할을 불문하고 동물, 식물까지 훌륭히 연기해냈다. 절친을 속였던 일을 깊게 후회하는 거북이, 괴물 고양이에게 도움 받은 스님, 납치에 실패한 마음 약한 파란 도깨비 등. 악당을 연기해도 목소리에 사랑스러움이 남아있어 미워할 수 없다. 어느 사투리와도 다른 독특한 말투가 화면에 흘러나오는 농촌풍경에 녹아든다.
그 어둠 속에 희미하게 햇빛이 비추기 시작한 것은 배우계에 들어선 이후였다. 그렇다고 해서 스포트라이트 넘치는 주역 인생을 말하는 게 아니다. 이치카와 곤 감독의 "세설(細雪)"에선 조카의 맞선 자리에 분위기를 깨는 중년남성 역할,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에선 신비로운 광석을 잘 아는 노인 목소리를 담당했다. 특별히 강한 인상이었다.
그 여섯 명을 묶어주던 놀이는 폭력과 집단괴롭힘이었고 그 굴레를 벗어날 수 없었다. 게다가 학교는 내년 봄부터 폐교가 결정난 상태다. 그 상황 속에서 열심히 마룻바닥을 닦던 "아유무"를 친구들은 서늘한 시선을 보낸다. "아무리 열심히 닦아봤자 아무 의미 없다니까." "어차피 내년이면 이 마룻바닥 다 뜯긴다고"
문부성*에 따르면, 일본에선 지금 초중고 합쳐서 일 년에 총 500여 학교가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홋카이도에선 연평균 50개의 폐교가 생긴다. 그리고 도쿄, 이와테, 구마모토, 히로시마가 뒤를 잇는다. 순위에 대도시가 많은 것은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저출산 문제가 급속도로 심각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편, 그런 폐교를 다른 시설로 활용하는 움직임도 늘어나고 있다. 니가타현에선 소학교*를 개축하여 인기 숙박시설로 변모했다. 교토부에선 소학교가 만화박물관으로 오카야마현에선 중학교가 진료소로 탈바꿈했다. 그렇게 전국에 있는 폐교의 70퍼센트가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 소식을 들으니 나름 위로가 된다.